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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냐 15%냐 0%냐: 미국 새 의약품 관세가 한국 바이오를 갈라놓는 방식

포포 인사이트 2026. 4. 9.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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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특허의약품에 최대 100% 관세를 걸고 약가 인하와 현지생산을 묶어 압박하면서 한국 바이오도 한 업종 안에서 희비가 갈리고 있다. 바이오시밀러, CDMO, 미국 생산거점의 승패를 시장 관점에서 정리했다.

미국이 이번에 내놓은 제약 정책은 단순한 보호무역이 아니다. 겉으로는 “약값을 낮추겠다”는 소비자 친화적 메시지를 내세우지만, 실제 구조를 뜯어보면 가격, 관세, 현지생산을 한 묶음으로 엮어 글로벌 제약 공급망을 다시 짜는 압박 카드에 가깝다. 그래서 한국 투자자나 업계 종사자가 봐야 할 포인트도 “미국이 관세를 올렸다”에서 끝나지 않는다. 같은 바이오 업종 안에서도 누가 더 유리해지고, 누가 협상력이 약해지는지 갈림길이 분명해졌기 때문이다.

이번 조치의 핵심은 간단하다. 미국은 특허의약품 수입 기업에게 세 가지 선택지를 들이밀었다. 미국 정부와 약가 인하 합의를 하고, 미국 내 생산까지 약속하면 관세를 크게 피할 수 있다. 반대로 둘 다 하지 않으면 최고 100% 관세를 맞을 수 있다. 일부만 움직이면 20% 관세가 남는다.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니다. 한국·EU·일본·스위스처럼 미국과 별도 무역합의가 있는 국가는 특허의약품 관세가 15% 상한을 적용받고, 영국은 별도 의약품 합의로 최소 3년간 0%를 보장받는다. 즉, 지금 미국이 만드는 새 질서는 “한 산업, 한 룰”이 아니라 “국가별·기업별로 다르게 적용되는 계층형 체계”다.




한국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대목은 이 비대칭 구조다. 한국 기업이라고 해서 전부 같은 영향을 받지 않는다. 우선 바이오시밀러와 제네릭은 당장 관세 대상이 아니다. 현재 제도에서는 제네릭 의약품, 바이오시밀러, 관련 원료가 관세 비대상이고 1년 뒤 재검토가 예정돼 있다. 이것만 보면 셀트리온 같은 바이오시밀러 중심 기업은 즉시 타격이 제한적일 수 있다. 반면 미국 시장에 특허 신약이나 고부가 브랜드 의약품을 직접 들여오는 기업, 혹은 그런 고객 비중이 큰 공급망은 얘기가 다르다. 이들은 단순히 수출 단가가 아니라 약가 협상, 생산 위치, 계약 구조까지 다시 계산해야 한다.

여기서 한국 기업 가운데 상대적으로 다시 평가받을 수 있는 축이 CDMO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3월 말 GSK의 미국 메릴랜드 록빌 생산시설 인수를 마무리했고, 6만 리터 생산능력을 더해 총 생산능력을 84만5천 리터로 늘렸다. 더 중요한 건 숫자 자체보다 의미다. 이 거래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첫 미국 생산거점을 확보했다. 지금처럼 미국이 “관세를 피하려면 약가 인하와 현지화 둘 다 보라”는 식으로 압박하는 국면에서는, 미국 안에 생산거점이 있다는 사실이 단순한 영업 포인트가 아니라 협상력 그 자체가 된다. 예전에는 원가 경쟁력과 생산 캐파가 핵심이었다면, 이제는 ‘어느 나라에서 만들 수 있는가’가 계약 수주 경쟁력으로 올라오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고 한국 바이오가 무조건 반사이익을 본다고 해석하면 과하다. 이유는 세 가지다. 첫째, 한국은 영국처럼 0%가 아니다. 상한 15%는 최악의 100%보다 낫지만, 영국처럼 제도적으로 완전히 비켜난 것도 아니다. 둘째, 미국이 이번에 쓰는 방식은 단순 관세 부과가 아니라 상대국의 약가 체계와 산업정책까지 건드리는 교환 조건형 압박이다. 영국은 미국산 의약품 무관세 접근을 얻는 대신 신약에 대한 NHS 순지급 가격을 2026년 4월부터 25% 높이고, 의약품 지출을 GDP 대비 0.3%에서 2028년 0.35%, 2035년 0.6%까지 늘리기로 했다. 이건 미국이 “공장을 가져오라”만 요구하는 게 아니라 “당신들도 더 비싸게 사라”는 방향으로 룰을 바꾸고 있다는 뜻이다. 셋째, 바이오시밀러가 지금은 빠져 있어도 1년 뒤 재검토가 예정돼 있다. 지금 면제라고 해서 구조적 안전지대라고 단정하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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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관점에서 보면 결국 승자와 패자는 사업모델로 갈린다. 미국 현지 생산거점을 확보했거나 확보할 수 있는 기업, 그리고 가격·생산·규제 대응을 패키지로 설계할 수 있는 CDMO형 사업자는 상대적으로 방어력이 높다. 반면 한국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보내는 구조에 크게 의존하면서도 미국 약가 체계와 직접 협상할 카드가 약한 기업은 점점 불리해질 수 있다. 또 바이오시밀러 중심 기업은 단기적으로는 숨통이 트였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미국이 특허약·바이오시밀러·원료의약품을 따로따로 다루는 방식을 어떻게 재정렬할지 계속 봐야 한다. 관세가 낮다고 끝나는 게 아니라, 미국이 어떤 품목을 전략산업으로 분류하고 어떤 공급망을 자국화하려 하는지가 더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표면적으로 이번 조치는 “미국 환자 약값 인하”처럼 보인다. 그러나 산업적으로 읽으면, 미국이 제약산업의 가치사슬을 자국 중심으로 다시 묶으려는 시도에 가깝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한국 바오는 한 덩어리로 움직이지 않는다. 바이오시밀러는 당장 한숨 돌릴 수 있고, 미국 생산거점을 가진 CDMO는 오히려 존재감이 커질 수 있다. 하지만 브랜드 신약, 미국 협상력, 생산지 다변화가 약한 사업모델은 압박을 더 강하게 받을 수 있다. 오늘 시장이 봐야 할 것은 “한국 바이오가 수혜냐 피해냐” 같은 단순한 이분법이 아니다. 이제는 같은 바이오 안에서도 누가 미국의 새 룰에 맞춰 좌석을 바꿔 앉을 수 있는지, 그 재배치가 시작됐다는 점이 더 중요하다.




Sources

1) Reuters — A year after 'Liberation Day,' Trump sets new drug tariffs, adjusts metals duties — 2026-04-02
2) The White House — Adjusting Imports of Pharmaceuticals and Pharmaceutical Ingredients into the United States — 2026-04-02
3) The White House Fact Sheet — Trump Bolsters National Security and Strengthens U.S. Supply Chains by Imposing Tariffs on Patented Pharmaceutical Products — 2026-04-02
4) Reuters — Bayer US head says tariffs will not affect its 2026 forecasts — 2026-04-07
5) Reuters — UK finalises US pharma deal granting tariff-free access for British medicines — 2026-04-02
6) Reuters — Global pharma companies that have publicly announced Trump drug pricing agreements — 2026-04-02
7) Samsung Biologics — Completes acquisition of GSK’s manufacturing facility in Rockville, Maryland — 2026-03-31
8) Celltrion official site / company profile & press center — accessed 2026-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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